영화 비평
옷자락이 닳은 향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The Devil Wears Prada 2) · 데이비드 프랭클 · 2026
이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니 한숨부터 나온다. 또 속편 얘기다. 영화의 속편은 두 가지 운명 중 하나다. 원작을 능가하거나 (드물다), 원작에 기생하거나 (대부분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2026)는 그 두 가지 사이 어딘가에서, 흔치 않게도 영민하게 균형을 잡는다. 향수의 옷자락이 닳긴 했지만, 옷의 형태는 살아있다.
20년 만에 돌아온 미란다 프리스틀리(메릴 스트립)는 더 이상 잡지 「런웨이」의 편집장이 아니다. 잡지 자체가 망해가고 있다. 그녀는 명품 그룹의 디지털 콘텐츠 헤드로 옮겼다. 인스타그램과 인플루언서와 스트리밍 파트너십이 그녀의 새 무기다. 메릴 스트립이 한 손에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모습은 처음에 어색하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것이 시대 변화의 영민한 시각화라는 것을 우리는 깨닫는다.
영화의 핵심 통찰은 단순하다. 권위는 매체를 갈아탄다. 미란다의 무서움이 종이에서 픽셀로 옮겨갔다는 것. 그러나 픽셀은 종이보다 약하다. 24시간 안에 100만 개의 반박 댓글이 달리니까. 그래서 미란다는 더 무서워졌다, 라고 말하기엔 절반이 맞고, 더 외로워졌다, 라고 말하기엔 절반이 맞다. 영화는 그 절반과 절반 사이에 머무른다.
장르 분석가의 입장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메릴 스트립의 연기 변화다. 20년 전 미란다는 차가웠다. 지금 미란다는 차갑되 자기 차가움에 지쳐 있다. 같은 캐릭터에 대한 두 번째 연기에서 배우가 첫 번째 연기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일은 드물다. 메릴 스트립은 그 드문 일을 해냈다.
다만 영화의 마지막 30분은 다소 안일하다. 망해가는 잡지가 어떤 백만장자의 투자로 살아남는 식의 결말 — 현실에선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 — 이 영화의 그 전 두 시간이 쌓아 올린 시대 진단을 살짝 무너뜨린다. 향수의 옷자락이 닳았다는 평이 나오는 지점이 정확히 거기다. 다만 그 옷이 여전히 입을 만하다는 것도 함께 확인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옛 영화의 마법을 80%쯤 재현했고, 새 시대의 통찰을 60%쯤 추가했다. 두 점수를 더하면 140%다. 결말의 안일함을 빼면 130% 정도. 그래도 100%를 넘는 영화는 흔치 않다. 그러니까 좋은 속편이다, 라고 평하면 된다.
그러니까 다음에 메릴 스트립이 자기 옛 캐릭터를 데리고 또 돌아올 때 미리 기대한다. 옷자락이 더 닳을 것이다. 그러나 옷의 형태는 살아있을 것이다. 그게 좋은 속편의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