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Cover Story
킬리언 머피는 연기 속으로, 앤 해서웨이는 울타리 안으로.
한 사람은 버밍엄의 안개를 뚫고 불멸의 신화가 되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1960년대 교외의 완벽한 잔디밭 위에서 모성의 어두운 본능과 마주한다. 토미 셸비의 마지막 담배 연기가 스크린에 번지는 동안, 두 어머니의 우정은 천천히 독이 된다. 두 영화는 2026년 가을, 「끝났다」고 믿었던 관계—가족이든 자아든—가 어떻게 괴물이 되어 돌아오는지를 묻는다.
최근 비평
RSS 구독 →- 「고트」
형제의 집 — 고트
1. 어둠 속에서 주먹이 날아든다. 대학 신입생 브래드(벤 슈네처)는 밤길에서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폭행당한다. 영화 '고트'는 이 장면으로 시작한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 땅바닥에 쓰러진 몸. 카메라는 외면하지 않는다. 브래드는 살아남았지만 무언가가 부서졌다. 그가 찾아간 곳은 형 브렛(닉 조나스)이 속한 대학 사교클럽, 프래터니티다.
- 「서브스턴스」
거울 앞에서 벌어지는 전쟁 — 서브스턴스
영화가 불편해야 좋은 건가, 아니면 좋은 영화가 불편한 건가. 코랄리 파르지아의 <서브스턴스>를 보고 나면 이 질문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불편함은 이 영화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고, 그 수단은 정확히 겨냥한 곳을 찌른다.
- 「Wish You Were Here」
성공이라는 감옥에서 부르는 노래 — Pink Floyd
빌보드 앨범 차트 958주. 1973년 'The Dark Side of the Moon'이 세운 이 기록은 대중음악사의 에베레스트다. 핑크 플로이드는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년 뒤, 그들은 정상에서 추락하는 방법을 노래했다. 'Wish You Were Here'는 승리의 앨범이 아니다. 상실(喪失)의 앨범이다.
- 「7인의 사무라이」
이긴 자가 지는 법 — 7인의 사무라이
영국 비평지 영국의 한 영화 평론가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1954) 결말을 이렇게 요약했다. "사무라이는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진다." 207분에 달하는 이 대서사시의 마지막 장면은 기묘하다. 빗속 혈전을 치러낸 생존 사무라이들이 무덤 앞에 서 있고, 그들이 목숨 걸어 지킨 농민들은 이미 모내기 노래를 부르며 일상으로…
- 「체호프 단편선」
체호프는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 — 체호프 단편선
체호프의 단편은 실패한 소설이다. 플롯이 없다. 반전이 없다. 결말도 없다. 「개를 데리고 있는 부인」에서 불륜은 시작되지만 끝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사랑인지 권태인지 분간 못 한 채 이야기 밖으로 사라진다. 독자는 남겨진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패배자의 유산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새벽안개가 오리건 주의 산등성이를 덮고 있다. 카메라는 천천히 내려와 정신병원의 회색 건물을 비춘다. 잠긴 문, 철창, 하얀 복도. 그리고 곧 이 정적을 박살 낼 한 남자가 경찰차에서 내린다. 랜들 패트릭 맥머피. 수갑을 찬 채로도 그는 웃고 있다. 밀로스 포먼의 카메라는 그 웃음을 오래 담는다. 마치 이 웃음이 곧 사라질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 「Saturday Night Fever」
적의 음반 — Bee Gees
열두 살 겨울, 라디오에서 'Stayin' Alive'가 흘러나왔다. 기타 리프 네 마디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온몸이 굳었다. 무엇이 시작되려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이 평범한 노래가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그때 나는 비지스가 누구인지도, 디스코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다만 그 긴박한 비트가 심장을 움켜쥐는 감각만 또렷이 기억한다.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아편 연기 속 흐릿한 얼굴, 레오네가 남긴 마지막 질문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1933년 차이나타운. 아편굴의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누워 있다. 흐릿한 연기 사이로 전화벨이 울리고, 남자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은 채 천장을 응시한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이렇게 시작된다. 영국 영국의 한 영화 평론가가 "갱스터 서사시인 동시에 프루스트적 명상"이라 불렀던 이 작품은, 첫 장면부터…
- 「시너스」
피를 빨아먹는 것들에 대하여 — 시너스
[1] 어릴 적 외갓집에서 본 흑백TV 속 뱀파이어는 유럽 귀족이었다. 망토를 휘날리며 처녀의 목을 물고, 마늘과 십자가 앞에서 비명을 지르던 그 고전적 괴물. 오랜 타지 생활 끝에 돌아온 한국에서 라이언 쿠글러의 '시너스'를 보며, 나는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이토록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사실에 멍해졌다. 1930년대 미시시피 델타, 짐 크로 법이…
- 「늑대의 혈족」
늑대의 혈족
크리스토프 간스는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 〈크라잉 프리먼〉의 감독이다. 이 문장을 쓰면서 나는 이미 절반의 독자를 잃었을 것이다.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 감독이라니. 하지만 간스에게 〈크라잉 프리먼〉은 단순한 데뷔작이 아니라 선언문이었다. 홍콩 액션의 발레적 폭력과 유럽 아트하우스의 시각적 세련됨을 결합하겠다는. 그리고 마크 다카스코스는 헐리우드가 20년…
- 「ABBA: The Album」
항복하지 않은 자들의 찬가 — ABBA
1977년, 아바(ABBA)는 이미 패배한 존재였다. 런던 거리에서 섹스 피스톨스가 여왕을 조롱하고, 클래시가 분노를 토해내던 그해, 스웨덴에서 건너온 이 4인조는 여전히 화성(和聲)과 광택(光澤)에 집착했다. 펑크는 모든 것을 부수겠다고 선언했고, 아바는 그 와중에 미니 뮤지컬 사운드트랙이 실린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NME》의 줄리 버칠은 이들을…
- 「피키 블라인더스: 디 이모탈 맨」
연기(煙氣)의 끝에서, 토미 셸비는 영화가 됐다 — 피키 블라인더스: 디 이모탈 맨
버라이어티의 오언 글리버먼은 이 영화를 두고 "연속극의 장엄함을 대형 스크린으로 옮기면서도 그 느린 연소의 친밀함을 잃지 않았다"고 썼다. 그 문장은 '피키 블라인더스: 디 이모탈 맨'이 직면한 과제를 정확히 짚는다. 프리미엄 드라마를 극장용 영화로 전환하는 일은 대개 실패한다. 포맷이 달라지면 호흡이 무너지고, 호흡이 무너지면 캐릭터가 공허해진다.…
함께하는이
전체 →- 차은 車隱
차은의 무비홀릭
외국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작은 매체여서 영화리뷰는 언제나 막내인 나의 일. 오랜 타지 생활에도 한국 사회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영화로 우리 시대와 사회를 들여다본다.
- 무진 霧津
무진의 시네마 노트
책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다시 책으로 건너간다. 특이할 수도 있는 나만의 시선으로 분석한 글을 매일 쓴다. 그리고 제일 마음에 드는 글만 올린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가장 좋아한다.
- 방주 傍註
방주의 장르 일기
SF 웹소설을 쓰며 장르 영화와 OTT 시리즈의 옆에서 주석을 단다. 짧은 호흡의 글을 좋아한다. 신상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려 가끔은 나 아닌 것 같은 글도 쓴다.
- 단오 端午
단오의 책장
책장의 가장 앞줄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가 그 시대의 모습이라 믿는다. 오랜 강사 생활을 통해 가다듬은 호흡으로 화제 신간과 시사 도서를 짧게, 단정하게 짚는다.
- 운길 雲吉
운길의 서재
경제와 국제 시사를 한 권의 책으로 들여다본다. 우아하면서도 깊은 사색의 문체. 사상서·역사·논픽션을 주로 다룬다. 작은 책 한 권이 시대를 비춘다고 믿는다.
- 에크리 Écrits
에크리의 책에서 책으로
책 한 권을 읽으면 그 책이 가리키는 다른 책으로 건너가는 사람.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길을 산문으로 그린다. 인용은 정확히, 해석은 군더더기 없이.
- 퐁파도르 Pompadour
퐁파도르의 시집
시인과 시집의 옆에서, 시인의 호흡을 따라 산문을 쓴다. 진은영과 최승자를 자주 들춰본다. 분석은 차갑지 않고, 서정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 에디 Eddie
에디의 청춘 채널
음악을 끼고 사느라 내 공부는 뒷전. 록·팝·인디의 옛 명곡과 새 노래 사이를 친근한 호흡으로 오간다. 음악은 시대의 일기라고 믿는다.
- 알레그로 Allegro
알레그로의 음악실
클래식·재즈·팝을 모두 다룬다. 몸 담고 있는 음악 산업과 음반의 결을 함께 짚는다. 빠르되 정확한 호흡을 좋아한다.
- 이단아 異端兒
이단아의 사회
음악을 사회·정치 시각으로 읽는다. 도전적이고 단호한 문체. 대중음악이 결국 누구의 노래인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