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비평
『코스모스』는 과학책이 아니다
「코스모스」 (Cosmos) · 칼 세이건 (Carl Sagan) · 옮긴이 홍승수 · 사이언스북스 · 1980
더 정확히, 과학책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1980년에 출간된 이 책의 데이터는 이미 오래전에 갱신되었다.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었고, 화성에서 물의 흔적이 확인되었다. 그런데도 이 책은 여전히 읽힌다. 남은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눈이다. 칼 세이건은 시인의 경탄(驚歎)으로 우주를 응시했고, 그 시선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뉴욕타임스》의 존 노블 윌포드는 세이건이 “과학적 정확성과 시인의 경이로움을 결합했다”고 평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세이건은 알렉산드리아의 히파티아를 묘사할 때 학문적 객관성의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다. 기독교 광신도 무리에게 찢겨 나간 여성 철학자의 최후를 기술할 때, 분노와 슬픔이 문장 밑에 깔려 있다. 케플러가 행성 궤도의 법칙을 이해하려 몇 년을 허비한 고군분투를 재구성할 때도, 우리는 그의 좌절과 희열을 함께 겪는다. 세이건에게 과학사는 인간사다. 과학자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발견에는 피가 흘렀다.
화성을 다루는 장은 특히 인상적이다. 퍼시벌 로웰이 상상한 운하를 긋는 화성인도 없고, 단순한 죽은 바위도 없다. 세이건의 화성은 아직 답을 주지 않은 질문들로 가득 찬 세계다. 나사 바이킹 임무에 직접 참여한 연구자로서의 권위가 여기서 드러난다. 추측과 확신 사이를 오가는 그의 문장에는 현장의 공기가 느껴진다.
이 책에는 핵전쟁에 대한 경고가 있다.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어떤 이들은 이 부분이 설교적이라고 불평했다. 나도 평소라면 그런 편이다—설교를 싫어한다. 그러나 세이건에게 이 경고는 삽입물이 아니라 핵심이다. 과학적 이해가 인류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확신이 그를 움직인다. 우주의 광대함을 인식하는 일과 지구의 취약함을 인식하는 일은 그에게 분리될 수 없다. 별들 사이에서 우리가 얼마나 외롭고, 그래서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것—그것이 세이건이 말하는 ‘우주적 관점’이다.
책은 낙관과 경계 사이에서 흔들린다. 지식이 해방을 가져온다는 믿음, 그러나 우리가 그 지식을 오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 세이건은 둘 다 놓지 않는다. 그 긴장이 이 책을 단순한 과학 교양서 위로 밀어 올린다.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언제인가. 별이 보이는 곳까지 나가본 적이 언제인가.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질문이 따라온다. 그리고 올려다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