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비평
**1** — 나무를 심은 사람
「나무를 심은 사람」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The Man Who Planted Trees)) · 장 지오노 (Jean Giono) · 옮긴이 최수연 / 김경온 · 두레아이들 / 문학동네 · 1953
이 책은 거짓말이다. 1953년 장 지오노가 『나무를 심은 사람』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그는 실화라고 우겼다. 프로방스 고지대의 황량한 땅에서 매일 백 개의 도토리를 심는 목동 엘제아르 부피에가 실존 인물이라고. 〈리더스 다이저스트〉가 이 ‘잊을 수 없는 인물’을 다룬 원고를 청탁해놓고 허구임이 드러나자 게재를 거부했다. 지오노는 어깨를 으쓱했고, 그 뒤로 저작권을 포기해 누구든 공짜로 퍼가도록 했다. 사기꾼의 통 큰 배려였을까, 혹은 거짓을 너무도 사랑한 사람의 배짱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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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쪽 남짓한 이 우화의 서사는 지극히 단조롭다. 화자가 1913년 황폐한 프로방스를 헤매다 외로운 양치기를 만난다. 부피에는 도토리를 고르고, 흠 있는 것은 버리고, 쇠막대로 땅에 구멍을 내고, 씨앗을 묻는다. 1차 대전이 지나고 화자가 돌아오니 묘목이 자랐다. 2차 대전이 지나고 다시 오니 숲이 우거졌고, 시내가 흐르고, 마을에 사람이 돌아왔다. 그뿐이다. 갈등도, 반전도, 연애도 없다. 지오노는 수십 년의 세월을 한 손에 쥐고, 같은 행위의 반복만으로 서사를 직조한다. 영국 자연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은 이 독특한 시간 감각을 두고 “생태적 시간은 서사적 시간과 다르게 작동한다”고 썼다. 사건이 아니라 축적이 이야기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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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에는 숲을 소유하지 않는다. 報償(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아무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심지어 우리조차, 그가 허구의 인물임을 안다. 지오노의 평화주의와 무정부주의 색채가 여기 스며든다. 조직도 없고, 운동도 없고, 정책도 없다. 한 사람이 한 가지 일을 끈질기게 반복할 뿐이다. 기후 위기의 시대, 이 소박한 처방은 어떤 이에게 답답한 패배주의로 읽힐 것이다. 집단행동 없이 무엇이 바뀌겠는가. 그러나 지오노의 거짓말은 묘하게도 실제의 숲을 키웠다. 이 책에 감화되어 세계 곳곳에서 나무를 심은 사람들이 있다. 허구가 현실을 造林(조림)한 셈이다. 거짓말쟁이 지오노는 결국 진실을 말한 것일까? 그가 남긴 역설은 이렇다. 나무를 심는 법을 가르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모두가 제 방식대로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