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92분짜리 승리 행진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The Super Mario Bros. Movie) · 아론 호바스, 마이클 젤린스키 (Aaron Horvath, Michael Jelenic) · 2023
1. 《가디언》의 벤저민 리는 이 영화를 “92분짜리 승리 행진”이라 불렀다.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든다. 문제는 행진이 끝나고 남는 게 뭐냐는 거다.
2. 일루미네이션이 닌텐도와 손잡고 만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시각적으로 완벽에 가깝다. 버섯 왕국의 질감, 레인보우 로드 추격전의 속도감, 물음표 블록이 부서지는 특유의 효과음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던 기억이 스크린 위에 그대로 재현된다. 잭 블랙이 연기한 바우저는 이 영화가 품은 거의 유일한 캐릭터다. 짝사랑에 빠진 폭군이 피아노 앞에서 ‘Peaches’를 부르는 장면—나는 웃으면서도 조금 감동했다고 고백해야겠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이 영화가 ‘제품’ 이상의 무언가처럼 느껴졌으니까.
3. 문제는 나머지 전부다. 크리스 프랫의 마리오는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큼 나쁘지도, 기억에 남을 만큼 좋지도 않다. 그냥 거기 있다. 형제애가 이 영화의 심장이라고 홍보하지만, 루이지가 납치되고 마리오가 구하러 가는 동안 둘 사이에 축적되는 감정은 없다. 매튜 포겔의 각본은 ‘형제니까 구한다’는 전제만 반복할 뿐, 왜 이 형제여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나는 또 속았다. 예고편이 보여준 것이 영화의 전부였다.
4. 픽사나 《스파이더버스》 같은 서사를 기대한 관객은 배고프게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흥행은 이미 그런 기대가 소수임을 증명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게임 코인처럼 먹는 순간 사라지는 쾌락이다. 바우저의 말마따나, “피치, 피치, 피치, 피치, 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