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마이 폴트: 빨간불이 초록불이 되는 세계

「마이 폴트」 (Culpa mía) · 도미니고 곤살레스 (Domingo González) · 2023

마이 폴트 (2023) 이미지
「마이 폴트」 (2023) 이미지 ©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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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성공했다. 아마존이 개봉 전에 속편을 확정했고, 원작 팬덤은 이미 3부작 완주를 기정사실화한다. 그런데 그 성공이 바로 문제다. 《마이 폴트》는 왓패드에서 태어나 베스트셀러로 자란 메르세데스 론의 소설을 스페인에서 영화화한 작품이다. 의붓오빠와 의붓여동생의 금지된 사랑. 도미니고 곤살레스 감독은 타겟 인구통계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정확히 그만큼만 제공한다. 지중해의 햇살, 고급 저택, 셔츠 단추를 잠그지 않는 남자. 알고리즘이 설계한 콘텐츠로서 이 영화는 완벽하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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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니콜 월리스)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부유한 새아버지의 저택에 들어간다. 거기서 오토바이를 타고 불법 레이싱에 참여하는 의붓오빠 닉(가브리엘 게바라)을 만난다. 둘은 처음엔 으르렁거리고, 점점 가까워지고, 결국 끌린다. ‘적에서 연인으로’ 공식의 모든 관문을 곤살레스는 교본처럼 통과한다. 수영장 옆 눈싸움, 빗속의 대치, 중단되는 키스. 《버라이어티》의 제시카 키앙은 이 영화가 “열두 편의 텔레노벨라를 굴릴 만큼의 멜로드라마”를 담았다고 썼는데, 그건 칭찬이 아니다. 117분 러닝타임은 이 얇은 재료를 감당하기엔 과하고, 론이 직접 쓴 각본은 팬에게 충실하되 그 이상의 야망은 없다. 월리스는 취약함을 진정성 있게 연기하고, 게바라는 고뇌하는 나쁜 남자 페르소나에 완전히 몰입한다. 두 배우 모두 사진발이 좋다. 그게 영화가 요구하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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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닉이라는 캐릭터가 로맨스의 대상으로 제시되는 방식에 있다. 그는 노아의 동선을 감시하고, 질투를 공격성으로 표현하고, 그녀를 대신해 결정을 내린다. 영화는 이 행동들을 경고 신호가 아니라 열정의 증거로 포장한다. 소유욕이 사랑으로, 통제가 헌신으로 번역되는 세계. 그리고 서사는 그런 행동을 질문하지 않고 보상한다. 노아는 닉의 폭발에 의문을 품기보다 더 깊이 끌린다. 이것이 주로 10대 여성 관객을 향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건강한 관계의 역학에 대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대에 이런 무비판적 낭만화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힘의 불균형—경제적, 정서적, 물리적—을 문제적인 것으로 인식하지 않는 로맨스. 빨간불이 초록불로 읽히는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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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판타지는 판타지다. 현실의 관계 윤리를 허구에 일대일로 적용하는 건 과잉일 수 있다. 그러나 《마이 폴트》가 도달하는 관객의 규모와 연령대를 생각하면, 이 영화가 어떤 욕망의 형태를 정상화하는지 묻는 건 정당하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의 가장 흔한 진술 중 하나가 “처음엔 그게 사랑인 줄 알았다”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영화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장르의 관습일 뿐이라고. 팬들이 원하는 것을 주었을 뿐이라고. 그 변명이 바로 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