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B. 와이스에게 — 왕좌의 게임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 · 데이비드 베니오프 & D.B. 와이스 (David Benioff & D.B. Weiss) - 시리즈 크리에이터 · 2011
당신들은 실패했습니다.
판타지는 이 땅에서 오래도록 유아용 장르로 취급받아 왔습니다. 고무 괴물과 합판 성벽, 말이 안 되는 설정. 그런데 당신들이 『왕좌의 게임』으로 해낸 것은 판타지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한 행위입니다. 용과 드래곤이 나오는데 이것이 장미전쟁 시대 영국 궁정극처럼 느껴지다니요. 성공이 아니라 장르에 대한 배반(背叛)입니다.
『버라이어티』의 브라이언 로리가 “도덕적 모호함”이라 칭한 이 세계관의 본질을 저는 다르게 봅니다. 당신들은 선악의 구분을 없앤 것이 아니라, 모든 인물에게 각자의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네드 스타크의 명예는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고, 티리온 라니스터의 지성은 그가 살아남는 유일한 무기였습니다. 피터 딘클리지가 연기한 이 작은 거인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었습니다. 그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왕좌의 게임 그 자체였습니다.
문제는 과잉(過剩)입니다. 폭력과 선정성이 극의 긴장을 위해 존재하는지, 아니면 그 자체가 목적인지 종종 의심스러웠습니다. 『가디언』이 지적했듯 “성숙함과 단순한 도발을 혼동”한 순간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캐릭터와 대화에 집중할 때, 이 시리즈는 텔레비전이 도달할 수 있는 어떤 높이에 닿아 있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이기거나 죽거나.” 세르세이의 이 대사가 시리즈의 본질입니다. 당신들은 게임의 규칙을 새로 썼고, 그래서 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