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바다는 여전히 부르는가 — 모아나 2

「모아나 2」 (Moana 2) · 데이비드 G. 더릭 주니어, 제이슨 핸드, 다나 레드릭 밀리컨 (David G. Derrick Jr., Jason Hand, Dana Ledoux Miller) · 2024

모아나 2 (2024) 이미지
「모아나 2」 (2024) 이미지 © TMDb

섬 끝에 선 소녀의 실루엣이 보인다. 파도가 발밑에 부서지고, 바람이 검은 머리카락을 수평선 쪽으로 밀어낸다. 8년 전 같은 자리에서 그녀는 “얼마나 멀리”를 노래했다. 이제 그녀는 성인이 됐고, 항해사가 됐고, 지도자가 됐다. 그런데 왜 다시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곳을 바라보는가. ‘모아나 2’는 이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장면이 품은 불안이 영화 전체를 규정한다.

이 영화는 잘 만들어졌나?

답은 ‘아니다’이다. 정확히 말하면,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기보다 ‘잘 조립됐다’는 표현이 맞다. ‘모아나 2’는 원래 디즈니+ 시리즈로 기획됐다가 극장판으로 확장된 작품이다. 그 태생의 흔적이 모든 프레임에 남아 있다. 서사는 연속극처럼 에피소드를 이어 붙인 느낌이고, 새로 등장하는 조연들은 회차별 러닝타임을 채우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무엇이 빠졌나?

린-마누엘 미란다가 빠졌다. 인디와이어의 데이비드 얼리히는 이를 “가장 심각한 하락”이라 지적했다. 1편의 ‘How Far I’ll Go’가 주인공의 갈망을 단 한 곡에 압축해 폭발시켰다면, 2편의 ‘Beyond’는 같은 공식을 따르면서도 정작 감정의 해방에는 이르지 못한다. 노래가 서사를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서사 위에 얹힌 장식처럼 느껴진다. 드웨인 존슨이 부르는 마우이의 새 넘버도 ‘You’re Welcome’의 재치를 흉내 내지만 그 남쪽 어딘가에 착륙한다.

기술적으로는?

여기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바다의 질감, 빛이 파도를 통과하는 방식, 돛에 바람이 부딪히는 순간의 미세한 움직임. 모아나 얼굴에 스치는 감정의 떨림까지. 거대 조개를 타고 습격하는 카카모라 해적단과의 추격전은 시각적 상상력의 정점을 보여준다. 문제는 그 스펙터클 아래에 감정의 토대가 흔들린다는 데 있다.

새 인물들은 어떤가?

불안한 농부 모니, 현명한 노인 로토, 실용적인 공학도 켈레. 이들은 모아나의 새 동료로 합류하지만, 버라이어티의 피터 데브루지 말처럼 “시트콤의 효율성”으로 갈등이 해결된다. 그들의 배경은 서둘러 설명되고, 그들의 변화는 에피소드 말미에 정리되듯 마무리된다. 1편에서 모아나와 마우이가 쌓아올린 관계의 밀도는 여러 캐릭터에 분산되면서 희석됐다.

그러면 이 영화의 존재 이유는?

어린 관객들에게 모아나를 더 오래 보여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편이 정체성과 유산, 자기 발견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2편은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이야기다. 모아나는 이미 배운 교훈을 다시 배우고, 이미 증명한 용기를 다시 증명한다. 성장이 아니라 복습이다.

물론 이 영화가 실패작은 아니다. 100분간 아이들은 즐거워할 것이고, 부모들은 지루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편이 보여준 야망의 크기를 떠올리면, 2편의 ‘적당한 능숙함’은 배신처럼 느껴진다. 번개를 병에 담으려 했지만, 담긴 것은 바닷물 거품이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1편을 다시 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기다린 건 속편이 아니었다. 그저 처음 그 노래를 들었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뿐이다. 그 바람은 어리석었고, 이 글도 그만큼 쓸모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