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설계된 눈물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 존 왓츠 (Jon Watts) · 2021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21) 이미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21) 이미지 © TMDb

1.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이 영화를 “20년간 이 캐릭터를 본 관객에게 감정 반응을 촉발하도록 과학적 정밀함으로 설계된 작품”이라 불렀다. 솔직히 기분이 나빴다. 나는 바로 그 20년의 관객이기 때문이다. 2002년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부터 모든 버전을 챙겨봤고, “설계된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는 건 굴욕적이다. 하지만 흘렸다. 영화관에서, 남들 앞에서.

2.

존 왓츠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팬서비스 퍼레이드가 될 수 있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실패한 주문이 멀티버스를 찢고, 과거 시리즈의 빌런들이 복귀한다. 알프레드 몰리나, 제이미 폭스, 윌렘 대포. 대포의 그린 고블린은 2002년의 자신을 능가한다. 심리적 복잡성을 가진 진짜 위협. 연극적 강렬함. 영화는 이들을 박수 유도용 카메오로 소비하지 않고 피터의 여정에 통합시킨다. 톰 홀랜드는 절박한 십대에서 자기희생적 영웅으로의 전환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젠데이아와의 관계가 감정의 닻. 자유의 여신상 결전보다 옥상의 조용한 대화가 오래 남는다.

3.

결말이 대담하다. 승리 대신 우울. 재설정 대신 변형. 희생, 책임, 영웅주의가 수반하는 고립—스파이더맨 이야기의 본질이다. 노스탤지어를 무기화하되 삼켜지지 않은 드문 사례. 나는 “또 속았다”고 생각했다가 정정했다. 속은 게 아니라 납득당한 것이다. 요즘 납득이란 단어를 쓸 일이 드물다. 정치에서도, 영화관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