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아메리칸 히스토리 X
「아메리칸 히스토리 X」 (American History X) · 토니 케이 (Tony Kaye) · 1998
1. 1998년 FBI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혐오범죄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스물네 살이었다. 토니 케이의 「아메리칸 히스토리 X」는 이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묻는 영화다. 나는 이 영화를 세 번 봤고, 세 번 모두 같은 지점에서 불편해졌다.
2.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하는 데릭 빈야드는 베니스 비치의 네오나치 조직원이다. 삭발, 가슴에 새긴 스와스티카, 웅변에 가까운 혐오 발언. 노튼의 육체는 설득력 그 자체다. 문제는 케이의 카메라가 그 육체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한 영화 평론가이 영화가 “파시즘 미학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재생산한다”고 썼다. 스킨헤드들이 농구하는 장면은 나이키 광고처럼 아름답고, 나는 그 아름다움에 매혹당한 내 눈을 의심했다. 광고 감독 출신의 한계인가, 의도된 함정인가. 답은 아직 모르겠다.
3. 흑백으로 촬영된 과거와 바랜 컬러의 현재가 교차한다. 기억은 신화가 되고, 신화는 다시 동생 대니(에드워드 펄롱)에게 전염된다. 감옥에서 돌아온 데릭이 동생을 구하려 하지만, 영화는 구원을 허락하지 않는다. 결말의 잔인함 앞에서 나는 또 속았다. 교훈극인 줄 알았는데, 케이는 그런 위안 따위 팔 생각이 없었다.
4. 영화 말미, 대니의 리포트에 인용된 링컨의 문장이 남는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에게 다시 닿을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이 언제인지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