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년산 낡은 영화에 대한 변명 — 백 투 더 퓨처
「백 투 더 퓨처」 (Back to the Future) · 로버트 저메키스 (Robert Zemeckis) ·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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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영화를 지금 와서 칭찬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에요. 마치 할아버지 앨범을 뒤적이다가 “와, 젊었을 때 잘생기셨네요”라고 말하는 손주처럼 말이에요. ‘백 투 더 퓨처’가 명작이라는 사실을 2025년에 새삼 지적하는 건, 기자 생활 수십 년에 이보다 더 궁색한 꼴이 없어요. 하지만 궁색함을 무릅쓰고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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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의 당시 리뷰는 이 영화를 “여름 오락영화가 마땅히 갖춰야 할 모든 것”이라고 평했어요. 동의해요. 다만 제가 주목하는 건 좀 다른 부분이에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에릭 스톨츠를 촬영 몇 주 만에 교체하고 마이클 J. 폭스를 투입한 결정―이건 요즘 말로 ‘손절’이에요. 이미 찍은 분량을 날리는 도박. 스톨츠가 나빴던 게 아니에요. 다만 마티 맥플라이에겐 본능적으로 응원하게 만드는 얼굴이 필요했고, 폭스가 그걸 가졌던 거예요. 결과적으로 이 교체가 없었다면 ‘백 투 더 퓨처’는 그저 괜찮은 영화로 끝났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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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민망하게 여기는 건 로레인이 미래의 아들에게 반하는 설정이에요. 그런데 이걸 역겹지 않게 만든 건 기묘한 재능이에요. 리아 톰슨의 순진한 눈빛, 폭스의 당혹스러운 표정, 그 사이를 채우는 코미디의 완급조절. 무거워질 수 있는 장면을 웃음으로 빠져나가게 만드는 이 솜씨를 저는 아직도 제대로 설명 못 해요. 비평가로서 무능력의 고백이에요. 크리스토퍼 로이드의 닥 브라운은 또 어떻고요. 미친 과학자 클리셰를 피하면서 동시에 미친 과학자인 캐릭터. 이 사람이 왜 10대와 친구인지 영화는 설명하지 않아요. 설명 안 해도 믿게 만들어요. 그게 더 무서운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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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로리안이 88마일에 도달하는 순간, 시계탑에 벼락이 치는 순간, 알란 실베스트리의 음악이 터지는 순간―이 모든 게 40년 전 기술이에요. 지금 보면 조잡해 보여야 정상인데, 왜 여전히 심장이 뛰는 건지. 아마 이게 ‘잘 만든 영화’의 정의일 거예요. 기술이 낡아도 감정은 낡지 않는다는 것. 닥 브라운은 영화 끝에서 이렇게 말해요. “도로? 우리가 가는 곳엔 도로 따윈 필요 없어(Roads? Where we’re going, we don’t need roads).” 40년 된 영화가 여전히 미래로 느껴지는 이유를 묻는다면, 저는 이 대사로 답을 대신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