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사랑한다면 용서할 수 있는가. 상대가 반복적으로 상처를 주고, 그때마다 다시 돌아오면, 그걸 열정이라 부를 수 있나. 아니면 그냥 무능력인가. — 우리의 잘못

「우리의 잘못」 (Culpa nuestra) · 도밍고 곤살레스 (Domingo González) · 2025

우리의 잘못 (2025) 이미지
「우리의 잘못」 (2025) 이미지 © TMDb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우리의 잘못(Culpa nuestra)‘은 스페인 작가 메르세데스 론의 인기 소설을 영화화한 ‘쿨파’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질문: 이 시리즈는 사랑 이야기를 제대로 완결했나? 답: 팬들에게는 그렇다. 영화로서는 아니다.

도밍고 곤살레스 감독은 전작들에서 확립한 문법을 충실히 따른다. 황금빛 조명, 느린 클로즈업, 스페인의 지중해 풍경. 니콜 월리스가 연기하는 노아와 가브리엘 게바라가 연기하는 닉은 세 편에 걸쳐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해왔다. 이번엔 조연 커플의 결혼식이 배경이다.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을 한 공간에 몰아넣는, 로맨스 장르의 고전적 장치.

인디와이어의 케이트 어블랜드는 이 영화의 핵심 모순을 이렇게 짚었다. “용서에 관한 로맨스인데, 정작 무엇을 용서해야 하는지 따지지 않는다.” 닉이라는 캐릭터는 질투와 소유욕으로 노아를 옥죈다. 영화는 그걸 ‘열정적 사랑의 증거’로 포장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불안정한 관계를 낭만(浪漫)으로 미화하는 순간, 서사는 공허해진다.

월리스의 연기는 성장했다. 노아는 이제 자신의 커리어를 구축하려는 젊은 여성이다. 그러나 각본은 그녀의 직업적 야망을 로맨스의 장애물 정도로만 취급한다. 게바라의 닉은 여전히 굳은 턱선과 고뇌하는 침묵으로 무장한 ‘상처받은 로맨틱 히어로’ 전형에 머문다. 배리어티의 제시카 키앙이 썼듯, 이 시리즈는 “죄책감 넘치는 쾌락 이상을 지향한 적이 없다.”

기술적 완성도는 높아졌다. 프라임 비디오의 투자가 느껴지는 프로덕션이다. 웨딩 드레스의 질감, 스페인 저택의 인테리어, 촬영감독 호수 인차우스테기의 영상미—모든 것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문제는 껍데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 안이 비어 있다는 사실이 더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영화는 마지막에 제목을 말한다. “우리의 잘못이에요.” 그 한 마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영화는 끝내 설명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 로맨스의 한계이자, 어쩌면 이 장르가 지닌 근본적 자기모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