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코 없는 군주의 부활을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되는가 — 해리 포터와 불의 잔
「해리 포터와 불의 잔」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 마이크 뉴웰 (Mike Newell) · 2005
한 영국 평론가는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을 이렇게 요약했다. “잊지 말자. 이건 아이들 영화인데, 클라이맥스에서 호감 가는 캐릭터가 살해당하고 코 없는 암흑군주가 묘지에서 피의 제의를 통해 부활한다.”
이 영화는 어린이 영화인가? 답: 아니다. 그리고 그건 칭찬이다.
마이크 뉴웰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알려진 감독이다. 그가 블록버스터 현장에 불려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또 속았다. 영국 연극 출신 감독의 섬세함이 이 시리즈의 사춘기에 정확히 필요한 것이었다. 뉴웰은 트리위저드 토너먼트라는 뼈대 위에 세 개의 과제를 올려놓고 각각을 독립된 스펙터클로 조탁한다. 용과의 추격전, 수중 호수의 몽환적 공포, 미로의 심리적 압박. 그러나 이 세 개의 볼거리는 결국 한 방향을 가리킨다. 볼드모트의 귀환.
이 영화는 잘 만들어졌는가? 답: 조건부로 그렇다. 스티브 클로브스의 각본은 롤링의 가장 두꺼운 원작을 가차 없이 솎아냈다. 헤르미온느의 집요정 해방운동은 통째로 사라졌고, 율 볼 장면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허둥지둥 지나간다. 157분이라는 러닝타임도 영화관 좌석에는 꽤 가혹하다. 그러나 이 영화가 선택한 것들은 옳았다. 클로브스는 백과사전적 충실함보다 드라마적 일관성을 택했고, 그 선택은 후반부에서 보상받는다.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이제 프랜차이즈의 얼굴이 아니라 배우다. 그의 침묵과 무게가 랄프 파인스의 볼드모트와 맞붙는 순간, 이건 더 이상 아이들의 모험담이 아니게 된다. 파인스는 제한된 출연 시간 안에서 뱀 같은 신체성으로 불안을 조성한다. 로버트 패틴슨의 세드릭 디고리는 품위 있게 죽는다. 죽음이 품위 있을 수 있다면 말이다.
이 영화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답: 제도는 당신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법부는 무능하다. 호그와트의 어른들은 함정을 미리 알아채지 못한다. 브렌든 글리슨이 연기하는 매드아이 무디는 처음부터 가짜다. 아이들이 믿었던 보호막은 종이처럼 찢어진다. 이 시리즈가 점점 어두워진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불의 잔》은 그 어둠이 단순한 미학이 아님을 증명한다. 어둠은 도덕적이다. 롤링의 세계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진짜 악이 돌아왔을 때, 너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00년대 중반, 우리는 제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시대에 살았다.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정보기관들은 실패했으며, 어른들의 세계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데 실패하고 있었다. 《불의 잔》이 묘지에서 벌어지는 피의 제의로 끝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영화는 불안한 시대의 아이들에게 불안을 정면으로 보여주고, 그 불안을 견디는 법을 가르친다. 도망치지 말고, 시체를 붙들고서라도 돌아오라고.
워너브라더스는 아동 오락에서 청소년 드라마로의 전환에 성공했다. 이 시리즈의 최고작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예감이 든다. 그리고 그 최고작 역시 더 어두울 것이다.
덤블도어가 영화 끝에서 말한다. “어둠의 시대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때가 오면, 우리는 옳은 것과 쉬운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아이들 영화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