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블랙홀의 심장에서 찾아낸 답, 그것은 과연 — 인터스텔라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Nolan) · 2014

인터스텔라 (2014) 이미지
「인터스텔라」 (2014) 이미지 © TMDb

1.

버라이어티의 스콧 파운다스는 “지적 야망과 감정적 가족 드라마 사이의 긴장이 이 영화의 힘이자 어색함의 원천”이라 적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는 정확히 그 지점에서 흔들린다. 칼텍의 물리학자 킵 손이 자문한 블랙홀 시각화는 과학적 정확성과 시각적 경이로움을 동시에 성취했다. 그러나 그 블랙홀 내부에서 발견되는 답이 ‘사랑의 힘’이라는 결론에 이르면, 영화는 숭고함과 순진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걷는다. 대담한가, 무모한가. 그 경계가 169분 내내 유동한다.

2.

영화가 가장 날카로워지는 순간은 우주의 광활함 속이 아니라 비좁은 우주정거장 안에서 온다. 물의 행성에서 단 몇 시간을 보낸 쿠퍼가 귀환했을 때, 그를 기다리는 것은 23년치 영상 메시지다. 어린 소녀였던 딸 머피가 자신과 같은 나이의 성인이 되어 카메라 앞에 앉아 있다. 매튜 매커너히는 이 장면에서 연기라기보다 무너짐에 가까운 것을 보여준다. 한스 짐머의 오르간 선율이 그 위로 쏟아지고, 때로는 대사까지 삼켜버릴 정도로 밀어붙인다. 놀란에게 감정적 냉담함을 지적하던 이들이 당황할 정도의 직접적인 정서가 여기 있다. 문제는 그 정서가 계산인지 진심인지 판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3.

‘인터스텔라’는 큐브릭의 ‘2001’이 지닌 차가운 철학과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가 품은 따뜻한 신비주의, 그 어느 쪽도 완전히 선택하지 않는다. 놀란은 둘 사이 어딘가에 자신만의 영토를 구축하려 한다. 과학과 감정의 화해, 우주적 무관심과 인간적 연결의 조율. 관객의 인내를 시험하는 구간이 존재하고, 세 번째 막의 해결책은 분명 논쟁을 부를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결함은 소심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야망의 과잉에서 비롯된 것이다. 프랜차이즈와 유니버스 빌딩이 지배하는 시대에, 대형 스튜디오 영화가 진정한 초월을 향해 손을 뻗는다는 것 자체가 희귀한 일이 되었다. 그 손이 목표에 닿았는지, 아니면 뻗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