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컨저링: 라스트 라이츠 — 끝을 선언한 프랜차이즈가 끝내지 못한 것

「컨저링: 라스트 라이츠」 (The Conjuring: Last Rites) · 마이클 차베스 (Michael Chaves) · 2025

컨저링: 라스트 라이츠 (2025) 이미지
「컨저링: 라스트 라이츠」 (2025) 이미지 ©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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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저링: 라스트 라이츠」는 마침표를 찍으려 했으나 물음표만 남겼다. 마이클 차베스 감독이 연출하고 패트릭 윌슨과 베라 파미가가 에드·로레인 워렌 부부를 연기한 이 영화는 스스로를 ‘위대한 피날레’로 자처한다. 그러나 미국의 영화 비평 매체 「인디와이어」가 이 작품을 두고 “심히 불필요한 영화(deeply unnecessary)“라고 적은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프랜차이즈의 마무리라면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마무리하지 않는 영화, 위험을 감수한다고 선언해 놓고 끝까지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않는 영화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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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성취를 부정할 수는 없다. 1987년을 배경으로 한 프롤로그부터 뉴잉글랜드의 폐허가 된 교회에서 펼쳐지는 엑소시즘 장면까지, 마이클 버지스의 촬영과 조지프 비샤라의 음악은 청각과 시각 양면에서 관객을 조여 온다. 실용 효과와 절제된 CG의 조합은 시리즈 최고 수준이다. 거울과 차원의 경계가 뒤섞이는 시퀀스는 프랜차이즈가 도달한 기술적 정점(頂點)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 모든 장인 정신은 각본의 보수적 선택 앞에서 무력해진다. 데이비드 레슬리 존슨-맥골드릭의 시나리오는 애나벨 인형, 발락, 과거 사건들의 복잡한 연결고리를 쏟아 놓지만, 이것이 서사를 풍성하게 하기보다는 팬덤을 위한 숙제처럼 느껴진다. 신화 관리(mythology management)가 이야기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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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피로(franchise fatigue)라는 말이 할리우드에서 자주 회자된다. 「컨저링: 라스트 라이츠」는 이 피로의 증상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 시리즈의 신학이 언제나 단순명료했다고 지적했다. “신앙이 악을 정복한다(faith conquers evil).” 영화는 이 메시지를 강화하되, 그것이 어떤 관객에게는 공감을 주고 또 다른 이에게는 단순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단순함을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핵심을 비껴간다. 진짜 문제는 2013년 제임스 완 감독의 1편 이후로 이 시리즈가 한 번도 자신의 공식을 의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늙어 가는 퇴마사 부부가 마지막 사건에 직면한다는 전제에는 죽음·유산·신앙의 한계라는 주제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이 풍요로운 가능성을 스쳐 지나간다. 진정한 탐구 대신 익숙한 공포의 반복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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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윌슨과 베라 파미가는 10년 넘게 이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둘의 케미스트리는 여전히 시리즈의 가장 믿을 만한 자산이다. 에드의 건강 악화를 다루는 장면에서 파미가의 눈빛은 초자연적 공포를 넘어서는 인간적 슬픔을 담아낸다. 그러나 이 영화가 배우들의 헌신만으로 버텨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이다. 할리우드의 IP 경제에서 프랜차이즈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라스트 라이츠」라고 이름 붙였지만, 누구도 이것이 진정한 종결이라고 믿지 않는다. 느낌표가 아닌 마침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안전하게 끝맺음을 시도한 선택이 이 프랜차이즈의 한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냈다. 끝이라 불렀으나 끝나지 않았고, 마침내 끝났다 해도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