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미완의 서사가 남긴 것 — 제국의 역습

「제국의 역습」 (The Empire Strikes Back) · 어빈 커슈너 (Irvin Kershner) · 1980

제국의 역습 (1980) 이미지
「제국의 역습」 (1980) 이미지 © TMDb

1980년 《뉴욕타임스》의 빈센트 캔비는 이 영화를 두고 “장대한 극의 2막”이라고 썼다. 2막이란 무엇인가. 해결이 아니라 복잡화(複雜化)의 시간이다. 봉합이 아니라 열림의 순간이다. 어빈 커슈너가 연출한 「제국의 역습」은 바로 그 불완전함을 무기로 삼는다.

1. 전작 「스타워즈」가 흥행 공식의 교본이었다면, 「제국의 역습」은 그 공식을 배반하는 데서 출발한다. 영화는 얼음 행성 호스의 습격으로 문을 연다. 네발 보행 기갑 병기 AT-AT가 설원을 가로지르며 반군 기지를 짓밟는 시퀀스는 특수효과의 새로운 기준점을 세운다. 그러나 기술적 성취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서사의 톤이다. 전작이 통쾌한 승리로 끝났다면, 이번에는 패배의 그림자가 시종일관 드리운다. 한 솔로는 탄소 냉동 속에 갇히고, 반군은 와해 직전이다. 해피엔딩을 거부하는 결말은 당시로서는 상업적 도박에 가까웠다. 그 도박이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가 있다.

2. 늪지 행성 다고바에서 루크 스카이워커가 요다를 만나는 장면들은 영화의 철학적 중심축이다. 프랭크 오즈가 목소리와 움직임을 부여한 이 인형 캐릭터는, 감독이 인간 배우에게 주는 것과 동일한 무게로 촬영된다. 요다는 인내와 믿음, 어둠의 유혹에 관해 말한다. 그 엄숙함은 토요일 오후 극장용 오락 활극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 영국의 한 영화 평론가이 영화가 “진정한 예술적 성숙인지, 아니면 본질적으로 청소년 취향인 기획에 금박을 입힌 것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썼다. 나는 후자 쪽에 마음이 조금 더 기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다의 장면들이 블록버스터 안에서 사색의 공간을 확보한 것은 사실이다.

3. 다스 베이더와 루크의 관계를 폭로하는 클라우드 시티의 클라이맥스는, 이전의 모든 장면을 재해석하게 만든다. 서사는 중단된 채 끝난다. 수미쌍관(首尾雙關)의 완결 대신, 열린 채로 남는 이야기. 이것이 오늘날 시리즈물의 문법이 됐다. 그 문법의 기원이 바로 여기다. 칼럼을 쓰며 오래된 영화를 다시 보는 건, 종종 자기 취향의 뿌리를 확인하는 일이 된다. 서사가 완결되지 않아도 좋다고 처음 느꼈던 순간, 그 순간을 떠올려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