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스타 파워라는 고고학 — 티켓 투 파라다이스
「티켓 투 파라다이스」 (Ticket to Paradise) · 올 파커 (Ol Parker) · 2022
2010년대 이후 극장에서 개봉한 스튜디오 로맨틱 코미디의 수는 급감했다. 스트리밍이 그 자리를 가져갔고,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마블과 IP 프랜차이즈에 자원을 집중했다. 그 흐름 속에서 <티켓 투 파라다이스>는 거의 고고학적 발굴물처럼 느껴진다. 《버라이어티》의 오언 글라이버먼은 이 영화를 두고 “조지 클루니와 줄리아 로버츠가 여전히 미국 영화에서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배우들”이라고 썼다. 영화는 그 명제를 2시간 동안 입증하려는 실험이다. 스타 파워가 극장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가. 낯익은 공식이 향수만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
2.
설정은 하이콘셉트의 정석이다. 25년간 상호 경멸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이혼 부부가 딸의 충동적인 결혼식을 막으러 발리로 날아간다. 작당하고, 반지를 훔치고, 서로의 신경을 긁다가 결국 자신들의 결혼이 왜 실패했는지 마주하게 된다. 올 파커 감독(<맘마 미아! 히어 위 고 어게인>)은 자기 역할을 정확히 알고 있다. 카메라가 비키고 스타들이 일한다. 클루니의 능글맞은 자기비하, 로버츠의 정조준 펀치라인. 둘의 호흡은 <오션스> 시리즈에서 다져진 것인데, 60대에 접어든 지금 그 티격태격은 좀 더 편안해졌고, 거의 실제 부부의 권태로운 리듬처럼 들린다. 문제는 영화가 그 리듬 이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딸 역의 케이틀린 디버는 분명 실력 있는 배우지만 여기서는 부모 화해를 위한 플롯 장치로만 기능한다. 발리는 서양인의 감정적 문제가 열대의 햇살 앞에서 녹아내리는 장소, 그 관광청 홍보영상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나도 그 점을 눈감으려 했는데, 영화가 먼저 눈을 감아버렸다.
3.
극장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본다는 행위 자체가 이벤트가 된 시대다. <티켓 투 파라다이스>는 그 희소성에 기대어 존재한다. 기억에 남지 않을 거라는 건 만든 사람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스타가 스타처럼 구는 걸 보는 쾌락이 티켓 값을 한다면. 요즘 많은 것들이 그렇게 팔리고 있다. 내용물보다 향수가 비싼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