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년 후의 연착륙 — 탑건: 매버릭

「탑건: 매버릭」 (Top Gun: Maverick) · 조셉 코신스키 (Joseph Kosinski) · 2022

탑건: 매버릭 (2022) 이미지
「탑건: 매버릭」 (2022) 이미지 © TMDb

속편에 속다

나는 속편을 믿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30년 넘게 묵힌 속편을 믿지 않는다. 그건 대개 팬서비스라는 이름의 관짝 뚜껑을 열어 시체에 립스틱을 바르는 짓이다. 그래서 《탑건: 매버릭》도 안 볼 생각이었다. 1986년 원작? 레이밴 광고에 해군 모병 영상을 끼얹은 영화였다. 그걸 36년 뒤에 다시 꺼낸다고? 한 영국 평론가는 이 영화에 별 네 개를 줬다. 나는 코웃음 쳤다. 그리고 나는 또 속았다.

진짜를 찍는 이상한 고집

조셉 코신스키 감독과 촬영감독 클라우디오 미란다는 IMAX 카메라를 실제 F/A-18 전투기 조종석에 밀어 넣었다. 톰 크루즈와 젊은 배우들은 진짜 비행기를 타고 진짜 G를 맞았다. 2022년이다. 그린스크린 앞에서 고개만 흔들어도 아무도 모른다. 마블은 그렇게 10년 넘게 잘 해먹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쉬운 길을 거부한다. 왜? 화면에 답이 나온다. CGI로 그린 비행과 실제 비행은 눈으로 구분이 안 되지만 몸으로 느껴진다. 조종석 안에서 목이 꺾이고 동공이 흔들리는 게 보인다. 숨이 막힌다. 극장에서.

늙은 전투기 조종사의 몸값

59세의 톰 크루즈는 여전히 달린다. 문제는 그게 우스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는 에드 해리스의 입을 빌려 말한다. “당신 같은 조종사는 곧 쓸모없어진다. 드론과 AI가 대신할 것이다.” 크루즈 자신에 대한 진단처럼 들린다. 그린스크린과 디에이징으로 무장한 할리우드에서 직접 뛰고 직접 매달리는 배우의 자리가 어디 있는가? 영화는 그 질문에 몸으로 대답한다. 아직은 있다고. 마일스 텔러가 연기하는 루스터 — 1편에서 죽은 구스의 아들 — 와의 감정선은 원작이 꿈도 못 꾼 깊이를 만든다. 발 킬머의 아이스맨은 잠깐 등장하지만, 실제 후두암 투병을 겪은 배우의 현실이 스크린에 겹치면서 팬서비스가 아닌 진짜 작별인사가 된다. 나는 이 장면에서 울 줄 몰랐다.

쓸모없어질 자들의 질주

이 영화가 군국주의 프로파간다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적국은 편의상 러시아제 전투기를 모는 이름 없는 악당이고, 해군 항공대는 일말의 모호함도 없이 영웅이다. 그건 원작 때부터 그랬고 속편도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다른 데서 이 영화의 가치를 찾는다. 2시간 11분. 군더더기 없다. 요즘 블록버스터가 왜 세 시간씩 하는지 아무도 설명 못 하는 시대에, 이 영화는 할 말만 하고 끝난다. 그것도 대부분 진짜를 찍어서. AI가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 얼굴을 합성하는 시대가 코앞이다. 《탑건: 매버릭》은 그 직전에 도착한 유언장 같다. 쓸모없어질 것들이 쓸모없어지기 전에 전력으로 질주하는 영화. 드론이 하늘을 점령한 뒤에도, 이 영화는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