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새벽 3시, 애틀랜타의 고급 세단 — Future

「I NEVER LIKED YOU」 · Future · Epic Records / Freebandz · 2022 · 스트리밍 ↗

I NEVER LIKED YOU - Future 음반 표지
Future — 「I NEVER LIKED YOU」 (2022) 표지 © iTunes / 레이블

1.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불도 켜지 않은 채 소파에 누웠다.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퓨처(Future)의 ‘WAIT FOR U’를 틀었다. 곧장 2022년이 떠올랐다. 이 곡이 발매된 해다. 그때도 나는 비슷한 상황이었다.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이었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게 바로 이 노래였다. 어쩌면 나는 이 곡을 들으면서 그날 밤의 공기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2.

〈I NEVER LIKED YOU〉는 퓨처의 아홉 번째 정규 앨범이다. 프로듀서 ATL 제이콥과 위지가 대부분의 트랙을 손봤다. 《피치포크》의 알퐁스 피에르는 이 앨범의 사운드를 “새벽 3시 애틀랜타를 크루징하는 고급 세단”에 비유했다. 매끈하고, 어둡고, 약간 위협적이라는 거다. 틀린 말이 아니다. 16곡이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며 굴러간다. 문제는 그게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라는 점이다. 비슷한 템포와 멜로디 패턴이 반복되면서 중반부쯤 가면 곡들이 서로 섞이기 시작한다. 모노크롬의 미학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변주 없는 반복이라고 불러야 할까.

3.

그럼에도 불구하고 ‘WAIT FOR U’는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드레이크와 나이지리아 출신 싱어 템스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특히 템스의 보컬 샘플이 결정적이다. 그녀의 히트곡 ‘Higher’에서 가져온 선율이 곡 전체에 예상치 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퓨처의 단단한 외피 안에서 진짜 취약함이 얼굴을 내미는 순간이다.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반면 칸예 웨스트와의 협업곡 ‘KEEP IT BURNIN’은 아쉽다. 두 이름이 주는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 칸예의 벌스가 마치 와이오밍에서 전화로 녹음한 것처럼 들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4.

퓨처는 슬픔을 유혹적으로, 후회를 화려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I NEVER LIKED YOU〉는 진화의 기록이 아니다. 오히려 그가 수년 전에 파놓은 홈을 더 깊이 파는 작업에 가깝다. 감정적 거리감이 얕음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그 무감각 자체가 메시지가 되어버리는 지점이 있다.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그러나 새벽에 혼자 소파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뭔가를 틀고 싶을 때, 이 앨범만 한 게 또 없다. 당신에게도 그런 밤이 있지 않은가. 있다면, 한번 틀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