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름, 나는 서울 어느 클럽의 지하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Born This Way”가 스피커를 타고 쏟아질 때 플로어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들 중 상당수는 밖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레이디 가가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은 팝 음반이기를 거부한 팝 음반이다. 17곡, 한 시간이 넘는 분량. 《피치포크》의 라이언 돔발은 이 앨범을 “과대망상적 선언문”이라 불렀다. 틀린 말이 아니다. 타이틀곡의 멜로디가 마돈나의 ‘Express Yourself’를 노골적으로 참조한다는 비판은 발매 직후부터 쏟아졌다. 가가는 개의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유사성을 긍정하는 듯했다.
문제는 이것이다. 퀴어 커뮤니티의 앤섬을 자처한 이 노래를, 정작 그 커뮤니티 바깥에 있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사실. 《NME》의 프리야 엘란은 이를 두고 “동맹자이되 결코 내부인은 아닌 아티스트의 계산된 전유”라는 질문을 던졌다. 가가는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 불렀지만, 그의 아웃사이더 지위는 선택 가능한 것이었다. 무대를 내려오면 벗을 수 있는 의상 같은 것.
그럼에도 ‘The Edge of Glory’에서 고 클래런스 클레먼스의 색소폰이 울려 퍼질 때, 나는 이 앨범이 지닌 기묘한 진정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과잉이 진심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 동시에 과잉 자체가 진심의 형식일 수 있다는 것. 가가는 그 사이에서 줄타기한다.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났다”고 외치는 것은 해방일까, 면죄부일까. 그 노래가 필요했던 사람들에게 그것은 애초에 중요한 질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