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스물두 살의 목소리를 지우는 일 — Taylor Swift

「Red (Taylor's Version)」 · Taylor Swift · Republic Records · 2021 · 스트리밍 ↗

Red (Taylor's Version) - Taylor Swift 음반 표지
Taylor Swift — 「Red (Taylor's Version)」 (2021) 표지 © iTunes / 레이블

노래는 누구의 것인가. 부른 사람의 것인가, 돈을 댄 사람의 것인가. 이 오래된 질문 앞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전례 없는 답을 내놓았다. 다시 부르겠다는 것이다. 원본을 덮어쓰겠다는 것이다.

2021년 발표된 ‘Red (Taylor’s Version)‘는 2012년 원작의 재녹음이다. 단순 복원이 아니다. 《롤링스톤》의 롭 셰필드는 이를 ‘부활(resurrection)‘이라 불렀다. 서른한 살의 여자가 스물두 살의 자신을 다시 불러낸다. 같은 가사, 같은 멜로디. 그러나 목소리는 완전히 다르다. 젊음의 날것은 사라지고 통제된 깊이가 들어섰다.

핵심은 10분짜리 ‘All Too Well’ 확장판이다. 2012년에 잘려나간 가사들이 복원되었다. 스카프, 냉장고 불빛, 부엌에서 춤추던 기억. 디테일이 추가될수록 노래는 구체적인 한 사람을 겨눈다. 팬들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 스위프트도 숨기지 않는다. 이것은 복수인가 치유인가. 어쩌면 둘 다이거나 둘 다 아니다.

볼트 트랙 중 피비 브리저스와 함께한 ‘Nothing New’가 발굴(發掘)되었다. 이 곡은 젊은 여성 아티스트의 소모품화에 대한 불안을 노래한다. 새것일 때만 사랑받고, 조금만 낡으면 버려지는 공포. 2012년에 쓰였으나 당시엔 실리지 못했다. 스물두 살의 스위프트가 서른 살 이후의 자신을 두려워한 기록이다. 9년 뒤 그녀는 살아남았고, 이 노래를 꺼냈다. 피비 브리저스라는 다음 세대 여성과 함께. 두 세대가 같은 공포를 나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스위프트의 재녹음 프로젝트는 음악 산업의 권력 구조에 대한 도전이다. 빅 머신 레코드가 그녀의 초기 음반 원본 마스터를 매각했을 때, 그녀는 법정으로 가지 않았다. 스튜디오로 갔다. 원본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팬들에게 새 버전만 듣도록 요청했다. 자본이 소유권을 주장하면, 예술가는 창작으로 응수한다.

일부 재녹음은 원곡의 거친 에너지를 잃었다. ‘We Are Never Getting Back Together’는 덜 광적이고, ‘I Knew You Were Trouble’은 덜 절박하다. 이것을 손실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스위프트는 완벽한 복원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과거의 자신을 현재의 시점으로 고쳐 쓰고 있다. 역사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역사의 주인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당신의 스물두 살은 누구의 것인가. 당신은 그때의 목소리를 지울 수 있는가.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웠다. 그리고 다시 썼다. 이것이 당신에게 해방으로 보이는가, 폭력으로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