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휘트니 휴스턴에게 — Whitney Houston

「The Bodyguard (Soundtrack)」 · Whitney Houston · Arista Records · 1992 · 스트리밍 ↗

The Bodyguard (Soundtrack) - Whitney Houston 음반 표지
Whitney Houston — 「The Bodyguard (Soundtrack)」 (1992) 표지 © iTunes / 레이블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당신의 성대에서 울려 나왔으니 당신의 소유라 하겠지만, 그것을 녹음하고 편집하고 포장하여 세계 시장에 풀어놓은 자들의 이름이 따로 있었다.

1992년, 《보디가드》 사운드트랙이 출시됐다. 돌리 파튼의 컨트리 발라드 ‘I Will Always Love You’를 당신은 전혀 다른 건축물로 재설계했다. 무반주로 시작해 점층적으로 쌓아 올리는 구조. 《롤링 스톤》의 제임스 헌터는 이를 ‘감정적 운동 능력의 압도적 과시’라 불렀다. 정확한 진단이다.

문제는 그 건축물을 둘러싼 기계 장치(機械裝置)에 있었다. 데이비드 포스터의 프로덕션은 광택이 과했다. 미끄럽고 반들거렸다. 손에 잡히는 거친 질감이 없었다. 당신의 목소리는 인구통계학적으로 검증된 훅을 배달하는 도구로 기능했다. ‘I’m Every Woman’에서 샤카 칸 원곡의 땀 냄새 나는 환희(歡喜)는 증발했다. 남은 건 라디오 포맷에 최적화된 쾌활함이었다.

그럼에도 불평은 공허하다. 당신의 기술적 지배력은 논쟁을 허락하지 않는다. 최정상의 악기가 최정상의 산업 시스템 안에서 작동했을 뿐이다. 예술적 가치는 사업 모델에 종속됐으나, 그 사업 모델이 이 정도 성취를 낳았다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

34년이 흘렀다. K-pop 아이돌들이 세계 무대를 누빈다. 매끈한 프로덕션, 완벽한 칼군무, 글로벌 마케팅. 그들에게도 묻고 싶다. 그 목소리는 대체 누구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