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새벽 세 시, 취약함의 사운드트랙 — Drake

「Take Care (Deluxe Version)」 · Drake · Young Money Entertainment / Cash Money Records / Republic Records · 2011 · 스트리밍 ↗

Take Care (Deluxe Version) - Drake 음반 표지
Drake — 「Take Care (Deluxe Version)」 (2011) 표지 © iTunes / 레이블

1.

새벽 세 시, 텅 빈 도로를 달리는 차 안. 창밖으로 비가 흩뿌린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서 온기가 빠져나간다. 이런 순간에 어울리는 음악이란 무엇인가. 쿵쿵거리는 비트도, 화려한 멜로디도 아니다. 차라리 침묵에 가까운 것, 그러나 침묵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소리다. 2011년 드레이크가 내놓은 2집 ‘Take Care’는 그런 음반이다. 《피치포크》의 라이언 돔발은 이 작품을 두고 “텅 빈 도시의 거리를 달리는 심야 드라이브 같다”고 썼다. 아름답고, 외롭고, 어떤 가능성으로 충전되어 있다고. 정확한 묘사다. 80분 동안 스무 곡이 흘러간다. 긴 여정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그 길이를 정당화한다.

2.

드레이크는 원래 캐나다 청춘 드라마 《데그래시》의 배우 출신이다. 힙합 씬에서 이 이력은 늘 조롱의 대상이었다. 거리에서 성장한 래퍼들 사이에서 드라마 배우 출신은 ‘부드럽다’는 낙인 그 자체였다. 그러나 드레이크는 조롱당할 수 있는 자신의 부드러움을 감추기보다 전면에 내세웠다. 프로듀서 노아 ‘40’ 셰비브는 이 취약성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구축했다. 거대한 잔향이 울리는 공동 같은 공간, 차갑게 빛나는 신스, 안개 속에서 솟아오르는 듯한 드럼. 음의 여백이 음 자체만큼이나 많다. 반복해서 들을수록 미세한 질감들이 드러난다.

타이틀곡 ‘Take Care’는 재미 엑스엑스가 리메이크한 길 스콧 헤런의 트랙을 샘플링했다. 리애나와 함께한 이 곡에서 드레이크는 “I’ve been patient with it”이라 읊조린다. 기다려왔다, 참아왔다. 이 한 줄이 80분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다. 명성과 고립, 사랑과 기능 장애. 드레이크는 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인간처럼 들린다. 허세와 취약함 사이를 오가는 진폭은 처음에는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성공을 항해하는 분열된 정신에는 오히려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Marvins Room’은 취중 전화의 노래다. 새벽에 전 연인에게 전화를 거는 설정. 이미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간 상대를 향한 질투와 갈망을 드레이크는 앙상한 피아노 위에서 흐릿하게 중얼거린다. 자칫 패러디가 될 수 있었던 이 콘셉트를, 그는 기이하게도 초월적인 무언가로 만들어낸다. 그의 흐트러진 고백은 불편할 정도로 실제처럼 느껴진다.

힙합에서 취약함은 오랫동안 금기였다. 강함, 불멸, 무적을 노래해야 했다. 드레이크는 이 공식을 뒤집었다. 《NME》는 이 앨범을 두고 “전통적인 남성적 허세보다 감정적 정직함을 우선시하는 주요 힙합 음반”이라 평했다. 자기 연민이 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 앨범도 그런 마음을 바꿔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약해 보일 수 있는 용기, 무너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는 이 장르에서 급진적이다. 위켄드의 참여곡들은 밤의 쾌락주의를 한 켜 더한다. 그의 팔세토는 드레이크의 대화체 딜리버리와 대조를 이룬다. 릴 웨인과 니키 미나즈가 다양성을 보탠다. 그러나 80분의 여정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드레이크가 혼자 중얼거릴 때다.

3.

20곡, 80분. 이 길이는 인내심을 시험한다. 늘어지는 구간도 있다. 자기 탐닉에 빠지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약한 순간조차 전체의 분위기에 기여한다. 몰입을 허락하는 사람에게 이 앨범은 보상한다. 드레이크는 자신의 예술적 비전에 대한 결정적 선언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힙합의 감정적 어휘를 바꿔놓았다. 실제로 그랬다. 그 이후 수많은 래퍼가 감정을 말하기 시작했다. 드레이크가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와서.

새벽 세 시의 음악. 비 오는 도로의 사운드트랙. 나는 이런 음악을 잘 듣지 못한다. 낮에도 카페인에 의존하고, 밤에는 일찍 잠드는 사람에게 이 앨범이 요구하는 정서적 몰입은 과분하다. 언젠가 정말로 텅 빈 도로를 달리는 새벽이 오면, 그때 다시 들어봐야겠다. 아마 그런 새벽은 안 올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