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늑대의 혈족

「늑대의 혈족」 (Le Pacte des loups) · 크리스토프 간스 (Christophe Gans) · 2001

늑대의 혈족 (2001) 이미지
「늑대의 혈족」 (2001) 이미지 ©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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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간스는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 〈크라잉 프리먼〉의 감독이다. 이 문장을 쓰면서 나는 이미 절반의 독자를 잃었을 것이다.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 감독이라니. 하지만 간스에게 〈크라잉 프리먼〉은 단순한 데뷔작이 아니라 선언문이었다. 홍콩 액션의 발레적 폭력과 유럽 아트하우스의 시각적 세련됨을 결합하겠다는. 그리고 마크 다카스코스는 헐리우드가 20년 넘게 낭비해온 배우다. 무술 실력은 일급인데 받는 역할은 삼류 악당뿐. 이 둘이 만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했던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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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프랑스 제보당 지역에서 실제로 벌어진 야수 습격 사건.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이 미스터리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늑대의 혈족〉은 이 실화를 가져다가 무협 영화, 고딕 호러, 정치 스릴러, 로맨스 멜로드라마의 장난감 상자를 한꺼번에 쏟아붓는다. 사무엘 르 비앙의 박물학자 기사 프롱삭과 다카스코스의 이로쿼이족 전사 마니가 빗속에서 등장하는 오프닝 시퀀스는 처음부터 이 영화의 정체를 선언한다. 이건 역사극의 탈을 쓴 홍콩 액션이다.

《버라이어티》의 리사 네셀슨은 이 영화를 “대담하게 현대적이면서 경건하게 고전적인” 작품이라 평했다. 나는 그 표현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야심이 늘 성공하는 건 아니다. 142분의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탐정 절차극과 액션 시퀀스와 연애 서브플롯 사이를 헤매다가 중반부에서 다소 지친다. 나도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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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잉(過剩)이야말로 이 영화의 쾌락이기도 하다. 간스는 야수 습격 장면을 진짜 호러 감각으로 연출한다. 빠른 편집과 가려진 이미지로 서스펜스를 유지하면서. 격투 안무는 당대 유럽 영화에서 보기 드문 발레적 우아함을 보여준다. 모니카 벨루치는 비밀을 품은 이탈리아 창녀로 화면을 태우고, 에밀리 드퀜은 두 세계 사이에 낀 귀족 여성에게 상처 입은 지성을 부여한다. 프로덕션 디자인은 화려하다—혁명 전 귀족의 퇴폐와 프랑스 시골의 원시적 공포를 동시에 소환한다.

야수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영화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변모한다. 미신이 어떻게 정치권력에 복무하는가에 대한 논평. 나는 이 반전에 솔직히 속았다. 괴물 영화인 줄 알았는데 음모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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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혈족〉은 실패한 야심작인가, 성공한 B급 영화인가.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 한 영국 평론가가 지적했듯이 “이 영화의 실패는 대부분 영화들의 성공보다 훨씬 흥미롭다.” 유럽 상업영화가 할리우드의 스펙터클과 아트하우스의 시각적 세련됨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 시도. 그 시도가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 영화를 잊기 어렵게 만든다. 간스는 모든 것을 원했고, 모든 것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 욕망의 흔적이 화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리고 마크 다카스코스는 마침내 자신의 몸이 어떤 언어를 말할 수 있는지 증명했다. 20년을 기다린 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