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드레이크에게 — PARTYNEXTDOOR & Drake

「$ome $exy $ongs 4 U」 · PARTYNEXTDOOR & Drake · OVO Sound / Republic Records · 2025 · 스트리밍 ↗

$ome $exy $ongs 4 U - PARTYNEXTDOOR & Drake 음반 표지
PARTYNEXTDOOR & Drake — 「$ome $exy $ongs 4 U」 (2025) 표지 © iTunes / 레이블

이 음반은 실패작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성공을 거부한 음반이다.

열여덟 곡, 한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당신과 파티넥스트도어가 함께 만든 ‘$ome $exy $ongs 4 U’를 처음 재생했을 때, 나는 토론토의 새벽 3시 습기가 서울 한복판까지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피치포크》의 셸던 피어스가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하다”고 썼던 문장이 떠올랐다. 그건 칭찬인지 비난인지 모호했고, 아마 당신도 그 모호함을 의도했을 것이다.

켄드릭과의 전쟁 뒤 당신이 선택한 건 반격이 아니라 후퇴였다. 아니, 후퇴라기보다 귀환. OVO 사운드라는 안전한 항구로 돌아가 예전 동료와 느긋하게 노래하는 것. ‘Love Language’ 같은 트랙에서 당신 목소리가 살짝 갈라지는 순간, 나는 오랜만에 방어적 허세를 걷어낸 드레이크를 만났다. 문제는 그런 순간이 앨범 전체에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금을 찾으려면 한 시간 동안 모래를 헤집어야 한다.

우리는 ‘집중’의 시대에 산다. 15초 릴스가 주의력을 갈가리 찢고, 플레이리스트는 AI가 큐레이션한다. 그런데 당신은 열여덟 곡을 늘어놓고 “그냥 틀어놔”라고 말한다. 이건 도발인가, 태만인가. 혹은 스트리밍 알고리즘에 대한 조용한 항복인가.

《롤링 스톤》은 이 앨범이 “혁명적이지 않지만 혁명을 의도하지도 않는다”고 평했다. 맞다. 당신은 야망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야망을 내려놓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증명했다. 12곡으로 다듬었다면 더 좋았을 앨범 —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은 것 자체가 메시지다. 완벽함을 거부할 권리. 남들이 정해준 ‘적정 분량’을 무시할 자유.

결국 이 음반의 실패는 성공의 다른 이름이다. 모두가 싸우라고 할 때 안 싸우는 것, 모두가 줄이라고 할 때 안 줄이는 것. 그게 2025년의 섹시함이라면, 당신은 제목 그대로 섹시한 노래를 만든 셈이다 — 다만 그 섹시함을 알아챌 인내심이 있는 청자에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