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해리 포터, 세 번째 문 앞에서 비로소 눈을 뜨다 —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 · 알폰소 쿠아론 (Alfonso Cuarón) · 2004
1.
영국 한 영국 평론가는 이 영화를 두고 “프랜차이즈가 마침내 영혼을 발견했다”고 썼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영혼을 가져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과장이 아니다.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을 맡은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전작 두 편과 결이 다르다. 크리스 콜럼버스가 원작의 충실한 삽화를 그렸다면, 쿠아론은 해석을 시작한다. 삽화와 해석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
2.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색이다. 밝은 원색은 사라졌다. 호그와트는 이제 회색과 갈색의 영역으로 변모했다. 테마파크 미학은 걷어치워졌고, 그 자리에 진짜 위협이 들어섰다. 촬영감독 마이클 세레신과의 협업은 경이롭고 섬뜩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낸다. 이 어둠은 단순히 조명의 변화가 아니다. 영화 전체의 톤이 달라졌다는 신호(信號)이며, 주인공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선언이다. 나이트 버스에 달린 줄어든 머리 장식의 묘사만 봐도 쿠아론의 접근법을 알 수 있다. 기발하지만 불안하고, 웃기면서도 진짜 기묘하다.
3.
디멘터는 이 시리즈가 만들어낸 가장 성공적인 시각적 창조물이다. 행복을 빨아먹는 유령의 형상. 공포 도상학을 끌어온 이 디자인은 판타지를 넘어 진짜 심리적 공황을 연출한다. 쿠아론은 해리가 이 존재들과 마주칠 때마다 소년의 내면으로 밀고 들어간다.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그 요구에 응답한다. 배반과 상실, 기억과 지각의 불확실성. 이것이 시리즈 중 가장 어두운 편이 된 이유다. 게리 올드먼의 시리우스 블랙은 쉽게 악역으로 전락할 수 있는 캐릭터에 상처 입은 강렬함을 부여한다. 데이비드 씰리스의 루핀은 따뜻함과 조용한 권위로 이 세계에 무게를 더한다.
4.
시간이라는 장치가 클라이맥스를 지배한다. 자칫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시간여행 시퀀스를 쿠아론은 수정처럼 명료하게 풀어낸다. 버클빅이라는 히포그리프는 디지털 창조물의 승리다. 중반부에서 속도가 약간 처지더라도, 그것은 작은 흠이다. 워너브라더스는 감독의 시선에 투자했고, 그 도박은 성공했다. 프랜차이즈 영화가 작가주의를 품을 수 있다는 증거가 여기 있다. 영화 끝자락에서 루핀이 말한다. “장난을 꾸민 뒤엔 흔적을 지워야 해.” 그 대사는 쿠아론의 선언처럼 들린다. 그는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 아주 선명하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