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 (Masters of the Universe) · 트래비스 나이트 (Travis Knight) · 2026
트래비스 나이트는 나이키 창업자의 아들이다. 그는 신발 제국 대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라이카를 택했고, ‘쿠보와 전설의 악기’로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 그런 감독이 1980년대 장난감 광고에서 비롯된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를 맡았을 때, 할리우드의 의구심은 납득할 만한 것이었다.
「버라이어티」의 피터 드브루지는 이 영화를 두고 “지적 재산권을 진정한 예술적 감각을 가진 감독에게 맡겼을 때 벌어지는 일의 증거”라 썼다. 1987년 돌프 룬드그렌 주연의 참사(慘事) 이후 37년, 나이트는 장난감 진열대 기원의 소재에서 신화적 장엄함을 발굴해냈다.
영화는 아담 왕자를 15년간 에테르니아를 떠나 있던 탕아(蕩兒)로 설정한다. 니콜라스 갈리친이 연기하는 이 청년은 힘이 아닌 죄책감으로 무장해 있다. 그가 마침내 “그레이스컬의 힘으로”를 외칠 때, 그 순간은 노스탤지어가 아닌 진정한 카타르시스로 착지한다. 크리스 버틀러의 각본이 빚어낸 정서적 깊이가, 근육질 영웅의 상투를 뒤집는다.
시각적 성취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레이스컬 성은 고대 신비주의의 거친 요새로, 스네이크 마운틴은 생체기계적 악몽으로 현현한다. 나이트의 애니메이션 경력이 액션 시퀀스의 공간적 명료함으로 결실을 맺는다.
결국 장난감을 팔기 위해 존재했던 프랜차이즈가, 장난감을 잊게 만드는 영화가 됐다. 상업의 원죄가 예술적 구원으로 역전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