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컴튼의 한 소년, 장편 영화를 짓다

「good kid, m.A.A.d city (Deluxe)」 · Kendrick Lamar · Top Dawg Entertainment / Aftermath / Interscope · 2012 · 스트리밍 ↗

good kid, m.A.A.d city (Deluxe) - Kendrick Lamar 음반 표지
Kendrick Lamar — 「good kid, m.A.A.d city (Deluxe)」 (2012) 표지 © iTunes / 레이블

낮과 밤을 짠 시나리오

제이슨 그린은 미국의 한 음악 전문지 평에서 이 앨범을 “몰입형 이야기”라 불렀다. 정확한 말이다. 켄드릭 라마는 2012년, 자기 마을 컴튼의 하루하루를 한 편의 영화처럼 짜 냈다. 앨범 부제부터 “A Short Film by Kendrick Lamar”다. 부모님의 음성 메시지가 시퀀스를 끊고, 곡과 곡 사이로 집에 돌아가는 밤길의 공기가 스민다. ‘Sherane a.k.a Master Splinter’s Daughter’가 문을 연 순간부터 캘리포니아의 햇살과 위협이 동시에 살아난다.

도덕이라는 편집을 거부하다

이 앨범이 같은 시대 여느 거리 이야기와 갈라지는 지점은 분명하다. 라마는 폭력을 미화하지도, 설교조로 비판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 힘에 이끌리고 또 저항하는 청년의 몸을 그대로 들여다본다. 집 파티에서 벌어진 일, 친구와 탄 밤길의 돌발 사고,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 조금씩 금 가는 믿음. 미국의 한 음악 전문지의 한 평론가은 이 특정한 디테일이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의 흐름과 문학의 결을 지녔다고 썼다. 틀리지 않았다. 이 구체성 덕에 컴튼 바깥에서도 힘을 얻는다.

비트와 고백의 낮과 밤

닥터 드레가 손을 본 프로덕션은 재즈와 펑크, 전자음을 넘나든다. G-펑크의 전통을 받아들이면서도 복고에 머물지 않는다. ‘Backseat Freestyle’의 위협적인 저음은 ‘Bitch, Don’t Kill My Vibe’의 명상적 톤과 한 몸을 이룬다. 열두 분에 걸친 ‘Sing About Me, I’m Dying of Thirst’는 이 앨범의 뼈마디다. 죽음과 신앙을 오가는 이 곡은 2010년대 힙합에서 가장 컸던 실험 가운데 하나다. 드레이크, 닥터 드레, 제이 록의 목소리도 흐름을 끊지 않고 이야기를 받친다.

수영장에 비친 술잔

‘Swimming Pools (Drank)‘은 처음엔 파티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몇 번 더 들으면 알코올 중독과 또래 압박에 대한 적나라한 그림으로 바뀐다. 이 미끼와 진실의 겹침이 앨범 전체를 관통한다. 라마는 듣는 이를 쉬운 갈고리로 부른 뒤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만든다. 쉬운 답을 주지 않고 복잡함을 그대로 남기는 이 태도는 앨범의 도덕적 자세이기도 하다.

영화는 끝나도

덜렉스 판의 보너스 트랙은 창작의 밑그림을 엿보게 한다. 필수는 아니지만 귀하다. 라마는 이후 더 큰 산들을 올랐지만, 이 앨범은 한 세대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완성된 순간이다. 영화 ‘보이즈 앤 더 후드’에서 로렌스 피시번은 말한다. “그들은 저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거나, 보여주지도 않거나, 신경 쓰지도 않는다.” 켄드릭 라마는 그 셋 가운데 어디에도 서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