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비평
내면의 병영, 혹은 마음이라는 훈련소 — 내면 근력
「내면 근력」 (Inner Strength) · 짐 머피 (Jim Murphy) · 옮긴이 지여울 · 윌북 · 2021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는 주장을 처음 들을 때 누군가는 의심하고 누군가는 희망한다. 나는 전자였다. 정신이란 단련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짐 머피의 『내면 근력』을 읽으며, 그 의심의 절반쯤은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반쪽의 의심을 거두고, 반쪽의 의심은 남긴 채로.
머피의 전제는 단순하다. 신체 근력이 반복 훈련으로 길러지듯, 정신 근력도 그럴 수 있다. 해군 장교 출신인 그는 올림픽 선수, 해군 특수부대원, 포춘 500대 기업 임원들을 코칭해왔다. 극한의 압박 속에서 수행해야 하는 이들에게 그가 제안하는 것이 ‘내면 근력 훈련’이다. 자기인식, 감정조절, 집중력, 자기대화 관리, 목적 설정—다섯 개의 기둥으로 세운 체계. 책의 미덕은 실용성에 있다. 추상적 이론화 대신 구체적 프로토콜을 제공한다. 시각화 훈련, 부정적 자기대화를 재구성하는 기법, 그리고 ‘압박 면역’—의도적으로 통제된 스트레스에 노출해 내성을 기르는 방법. 머피가 ‘멘탈 렙스’라 부르는 것, 즉 심리 기술의 의도적 반복 연습은 적용 가능한 단계별 지침으로 배치되어 있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고 직접적이다. 수사 없이 지시한다.
그러나 한계는 분명하다. 군사적 은유가 과하다. ‘임무’, ‘전사’, ‘전투’라는 단어들이 책 전체에 스며 있다. 특수부대원을 향할 때는 자연스럽지만, 일상의 고단함에 적용될 때는 어딘가 어긋난다. 출근길의 피로와 특수작전의 긴장은 다른 종류의 압박이다. 또한 이 책은 경험적 근거보다 증언적(證言的) 증거에 기댄다. 엘리트 수행자들의 성공담이 일반 독자에게 얼마나 전이 가능할지는 물음으로 남는다. 고성능 엔진을 위한 튜닝 매뉴얼이 일반 차량에도 유효한가, 라는 질문과 같다.
요즘 ‘멘탈’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멘탈이 강하다, 멘탈이 나갔다. 정신의 상태를 물건의 내구성처럼 말하는 시대. 머피의 책은 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한다. 강해지라, 훈련하라, 자신을 넘어서라. 그런데 묻게 된다. 강한 마음을 기르라는 명령은 때로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지 않는가. 벽을 뚫을 힘을 기르라 하기 전에, 그 벽이 왜 거기 있는지를 물어야 할 때가 있다. 내 안의 전사를 깨우기 전에, 전투를 요구하는 세계를 의심할 줄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