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영국 팝의 망명, 프랑스 샤토의 고독 — Elton John

「Honky Château」 · Elton John · Uni Records / DJM Records · 1972 · 스트리밍 ↗

Honky Château - Elton John 음반 표지
Elton John — 「Honky Château」 (1972) 표지 © iTunes /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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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엘튼 존의 미국 내 앨범 판매량은 비틀스 해체 이후 어떤 영국 아티스트보다 높았다. 그해 5월 발매된 ‘Honky Château’는 그의 첫 번째 빌보드 1위 앨범이 된다. 롤링스톤의 스티븐 데이비스는 이 앨범을 두고 “싱글 아티스트가 아니라 앨범을 만드는 사람임을 증명했다”고 썼다. 그런데 정작 레지널드 드와이트라는 본명의 이 사내는 영국도 미국도 아닌 프랑스의 한 성에서 이 음반을 녹음했다. 파리 북쪽 샤토 데루빌. 쇼팽이 머물렀고, 훗날 데이비드 보위와 티렉스가 순례하게 될 그 장소다. 왜 그는 고국을 떠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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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et Man’은 우주비행사의 노래가 아니다. 발사 카운트다운을 앞둔 남자가 아내에게 전하는 독백이다. “화성은 아이 키우기 좋은 곳이 아니야/ 사실 거긴 차갑기만 해.” 버니 토핀의 가사는 우주를 빌려 지상의 단절을 말한다. 1972년 아폴로 계획은 막바지였다. 달에 간 사람은 이미 열두 명이었고, 대중의 관심은 식어가고 있었다. 우주비행사들은 영웅이 아니라 관료제의 부품이 되어가던 참이었다. 토핀이 그린 로켓맨은 지구를 떠나도 외롭고, 돌아와도 이방인인 존재다. 냉전의 정점에서 기술 문명이 약속한 진보의 허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엘튼 존의 피아노는 장엄하지 않다. 어쿠스틱 기타 위에 살며시 얹히듯 시작해, 신시사이저가 스며드는 동안 보컬은 체념과 그리움 사이를 떠돈다. 히스테리를 부릴 법한 클라이맥스에서 그는 오히려 목소리를 낮춘다. 절제가 슬픔을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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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ky Cat’은 정반대 방향을 튼다. 뉴올리언스 재즈와 혼 섹션이 터지는 이 곡은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옥수수밭에 머무를 순 없어/ 이 홍키 캣은 빅시티로 간다.” 남부 사투리 흉내를 내는 듯한 발음, 바렐하우스 피아노의 흥청거림. 젊은 영국인이 흑인 음악의 유산을 제 것인 양 두르고 춤추는 모습은 전유인가 찬사인가. 문화적 교차로는 언제나 양날이다. 1970년대 초 영국 록은 미국 남부와 자메이카의 리듬을 탐닉하며 자신을 확장했다. 엘튼 존은 그 흐름의 정점에 섰다. 그는 레지널드 드와이트로는 갈 수 없는 곳을 엘튼 존이라는 이름으로 돌파했다. 정체성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발명되는 것이다.

52년이 지난 2024년, 엘튼 존은 은퇴 투어를 마쳤다. 무대를 떠난 그가 남긴 것은 노래만이 아니다. 평생 에이즈 퇴치 운동에 헌신한 그는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중 한 명이 되었다. 로켓맨은 결국 지구에 남아 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