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87년 《롤링스톤》의 데이비드 프릭은 이 앨범을 두고 “독립선언(declaration of independence)“이라고 썼다. 그 말이 맞다. 조지 마이클의 솔로 데뷔작 ‘Faith’는 음악 앨범이 아니라 탈출 보고서다.
2 왬!은 공장이었다. 10대 소녀들의 구매력을 겨냥해 설계된 상품 라인. 조지 마이클은 그 라인의 부품이었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 그는 전곡을 직접 쓰고, 대부분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악기까지 연주했다. 스티비 원더나 프린스가 전성기에 고수한 방식이다. 귀여운 얼굴로 팔리던 자가 갑자기 공장 전체를 인수한 셈이다. 타이틀곡의 50년대 로커빌리 기타는 그 선언의 서명이다.
3 ‘I Want Your Sex’는 여러 방송국에서 금지곡이 됐다. 에이즈가 창궐하던 시대, 성을 노래한다는 것 자체가 도발이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시대의 보수 정치인들이야말로 성을 가장 많이 입에 올렸다. 금욕을 설파하면서, 조지 마이클은 그 위선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검열은 그를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진지하게 읽어야 할 목소리로 격상시켰다.
4 앨범은 2500만 장 넘게 팔렸고, 싱글 네 곡이 빌보드 정상에 올랐다. 아이돌의 반란이 이 정도로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물론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Careless Whisper’ 멜로디가 먼저 떠오르는 인간이다. 선언문보다 연애편지가 익숙한 세대의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