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종말 앞의 춤 — Prince

「1999」 · Prince · Warner Bros. Records · 1982 · 스트리밍 ↗

1999 - Prince 음반 표지
Prince — 「1999」 (1982) 표지 © iTunes /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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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프린스는 종말을 춤추게 했다. 레이건 행정부가 ‘스타워즈’ 계획을 추진하고, 핵시계가 자정 4분 전을 가리키던 시절이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날아온 이 왜소한 천재는 70분짜리 더블 앨범 『1999』를 세상에 던졌다. “오늘 밤 나는 1999년인 것처럼 파티할 거야.” 롤링스톤의 커트 로더는 이 선언을 “도피가 아니라 저항”이라 규정했다. 핵전쟁으로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앞에서, 프린스의 대답은 춤추라는 명령이었다. 허무주의가 아니다. 생의 가장 농밀한 긍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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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의 음향은 당시로선 미래 그 자체였다. 오버하임 신시사이저와 린 드럼머신이 직조하는 삼차원적 사운드스케이프, 록과 R&B와 전자음악의 경계가 증발한 풍경. 「리틀 레드 콜벳」은 스포츠카를 성적 은유로 전환하며 백인 록 라디오를 점령했다. 당시 흑인 아티스트가 AOR 포맷에 진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프린스는 그 벽을 음악으로 부쉈다. 「딜리리어스」는 로커빌리를 펑크 필터로 재구성했고, 10분을 넘기는 「D.M.S.R.」은 단일 그루브의 모든 가능성을 집요하게 해부한다. 프린스는 거의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하면서도 밴드 더 레볼루션을 전면에 세웠다. 흑백(黑白)이 섞이고 남녀(男女)가 뒤섞인 그 무대 구성은 1980년대 미국에서 그 자체로 정치적 선언이었다. NME의 폴 몰리는 “레이건 시대의 핵 편집증을 댄스플로어 앤썸으로 전환했다”고 썼다. 정확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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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은 끝났다. 하지만 종말의 그림자는 다른 형태로 귀환했다. 핵 위협은 동유럽 상공을 배회하고, 기후 종말시계는 자정 90초 전을 가리킨다. 2016년 프린스가 57세로 세상을 떠났을 때 세계는 보라색 불빛으로 추모했지만, 정작 그가 남긴 명령은 희미해졌다. 두려움 앞에서 춤을 멈추지 않을 것. 공포(恐怖)를 축제(祝祭)로 전복시킬 것. 『1999』는 파티 음반이 아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생존의 선언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