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침묵이 노래를 낳을 때 — Taylor Swift

「Folklore」 · Taylor Swift · Republic Records · 2020 · 스트리밍 ↗

Folklore - Taylor Swift 음반 표지
Taylor Swift — 「Folklore」 (2020) 표지 © iTunes / 레이블

2020년, 전 세계 라이브 공연 산업 손실액은 약 300억 달러. 팬데믹이 무대를 삼켜버린 그 해, 테일러 스위프트는 아무도 모르게 숲 속으로 들어갔다.

스타디움을 버린 여자

《피치포크》의 질리언 메이프스는 “스위프트는 언제나 작곡가였지만, 이 앨범에서야 비로소 그처럼 들린다”고 썼다. 〈1989〉와 〈Lover〉를 관통했던 극대화된 팝 프로덕션을 해체(解體)하고, 더 내셔널의 아론 데스너와 격리 상태에서 만든 이 앨범은 침묵의 미학을 증명한다.

‘Cardigan’, ‘August’, ‘Betty’ — 세 곡이 하나의 삼각관계를 각기 다른 시점에서 서술한다. 팝 앨범이 아니라 단편소설집이다. 스위프트는 자기 연애사라는 우물을 떠나 허구의 인물들을 창조했다. 회피가 아니라 확장(擴張)이다.

누구의 노래인가

팝 산업은 아티스트에게 ‘진정성 있는 자기 고백’을 강요해왔다. 스위프트는 그 강박에서 이탈했다. 타인의 서사를 빌려 자기 목소리를 되찾았다.

이 시대는 끊임없는 자기 노출을 요구한다. 스위프트는 자기를 숨김으로써 자기를 드러냈다. 침묵이 허락될 때, 비로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