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비평
유배지의 소음 — The Rolling Stones
「Exile on Main St.」 · The Rolling Stones · Rolling Stones Records · 1972 · 스트리밍 ↗
1971년 여름, 프랑스 코트다쥐르의 한 저택. 지하실 벽에는 곰팡이가 피어오르고, 케이블 뭉치 사이로 녹음 장비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다. 습기와 연기가 뒤섞인 공기 속에서 기타 소리가 울린다. 누군가 쓰러져 있고, 누군가는 연주하고, 누군가는 그 경계 어딘가를 헤맨다. 롤링 스톤스가 영국 세무당국을 피해 도망친 자리에서 《Exile on Main St.》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앨범은 명반인가. 답: 모르겠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 답은 유보된다.
《롤링 스톤》의 레니 케이는 이 앨범을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작동하는 밴드가 잔해 속에서 찾아낸 초월”이라고 썼다. 정확한 표현이다. 열여덟 곡의 더블앨범은 블루스, 컨트리, 가스펠, 로큰롤을 뒤섞어 놓고는 그 어떤 것도 또렷하게 들려주지 않는다. 믹 재거의 목소리는 기타와 혼 섹션 아래 파묻혀 웅얼거리고, 드럼은 동굴 깊숙한 곳에서 울리는 것처럼 먼 메아리로 들린다. ‘Rocks Off’가 지친 듯 으르렁대며 시작하고, ‘Tumbling Dice’가 비틀거리며 그루브를 찾아가고, ‘Sweet Virginia’가 피폐한 목소리로 위안을 구걸한다.
이것은 유망(流亡)의 음악이다. 세금을 피해 도망친 백만장자들이 미국 빈민가에서 태어난 음악을 프랑스 남부의 저택에서 연주한다는 역설. 그 역설 속에서 스톤스는 기이하게도 진정성을 획득한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너무 부유해서 가난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너무 혼돈(混沌) 속에 빠져 있어서 연기할 겨를이 없었을 뿐이다.
프로듀서 지미 밀러와 밴드는 또렷함 대신 분위기를 택했다. 이 선택을 두고 어떤 이들은 천재적 미학이라 부르고, 어떤 이들은 마약에 절은 게으름이라 부른다. 나는 둘 다 맞다고 본다. 퇴폐(頹廢)와 창조는 종종 같은 지하실에서 동거한다.
문제는 이 앨범이 50년 뒤에도 계속 소환된다는 사실이다. 명반 목록마다 이름을 올리고, 젊은 뮤지션들은 “저 흐릿한 소리”를 흉내 내려 애쓴다. 그러나 그것은 복제 불가능하다. 세금 망명과 마약 중독과 창조적 절박함이라는 조건이 다시 갖춰지지 않는 한.
세계는 지금도 유배지를 만든다. 다만 조세 회피처로 도망가는 자와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는 자, 그 둘의 대우가 같지 않을 뿐이다. 스톤스는 도망쳐서 명반을 남겼다. 지중해를 건너다 수장되는 이들은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